9월 중순 평일, 친구와 기장으로 가볍게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아직 더위가 남아 있던 날이라 바다보다는 초록 숲길을 걷고 싶어서 찾은 곳이 기장 철마면의 아홉산숲입니다.
마침 비가 한차례 지나간 직후라 공기가 촉촉했고, 숲 사이사이로 옅은 안개가 깔려 있었어요. 비에 젖은 나뭇잎은 한층 짙은 초록이었고, 흙과 대나무 냄새가 은은하게 올라와서 맑은 날보다 오히려 더 운치 있었습니다.

입장료 2인 16,000원, 그동안 망설였던 이유
아홉산숲은 남평 문씨 집안이 400여 년 동안 가꿔온 사유림이라 입장료가 있어요. 성인 1인 8,000원이라 저희는 둘이 16,000원을 냈습니다. 평일 방문이라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주차장도 여유가 있어서 편하게 차를 세웠어요. 현장에서 바로 결재하고 안내 지도도 한부 챙겨 신나게 걷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이름은 예전부터 많이 들었는데, 다른 산책 명소에 비해 입장료가 조금 비싸게 느껴져서 그동안 선뜻 가지 못했던 곳이에요. 그래도 막상 다녀와 보니, 오랫동안 관리된 숲과 잘 정비된 산책로를 생각하면 한 번쯤은 가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숲에 들어서자 달라진 공기
바깥은 아직 후덥지근했는데, 숲 안으로 들어서니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울창한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선선해서 천천히 걷기 좋았습니다. 비 그친 뒤라 안개가 나무 사이에 살짝 걸려 있어서,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숲이 워낙 조용하다 보니 친구와 저도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가장 기대했던 대나무숲
가장 기대했던 곳은 역시 대나무숲이었어요.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 사이로 길이 이어지는데, 사진으로 볼 때보다 직접 걸어보니 훨씬 좋았습니다. 대나무가 높이 자라 있어서 햇빛이 사이사이로 은은하게 들어오고,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잎이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이런 게 힐링이구나" 싶었어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이라 사진 찍기 좋은 자리도 곳곳에 있었습니다.
길게 뻗은 숲길, 이날의 사진
이날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길게 쭉 뻗은 숲길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양옆으로 나무가 늘어선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여서, 사진으로 다시 봐도 그날 숲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홉산숲에 가신다면 이 길에서는 꼭 한 장 남겨보세요.

1시간 조금 더, 천천히 한 바퀴
가볍게 한 바퀴만 돌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예쁜 곳이 계속 나와서 자꾸 멈춰 서다 보니 1시간 조금 더 걸었어요. 숲길에 오르내림이 조금 있어서 슬리퍼보다는 편한 운동화가 좋습니다. 그리고 모기기피제는 꼭 챙기세요. 저희는 산에 갈 때마다 모기기피제를 가지고 다니는데, 대나무숲 쪽은 모기가 많아서 걷는 중간중간 수시로 뿌렸어요. 특히 비 온 뒤에는 더 챙기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같이 걷고, 사진 찍고, 잠깐 쉬어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어요. 다음엔 계절이 바뀐 아홉산숲도 한번 보러 가고 싶습니다.
기본 정보
- 위치: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37-1
- 운영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 마감은 시기별로 다르니 방문 전 확인)
- 입장료: 성인 8,000원
- 문의: 051-721-9183
- 주차: 전용 주차장 있음(아홉산숲 방문차량 1시간 30분 주차 가능)
- 참고: 유모차·자전거·반려동물·음식물 반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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